저는 진짜 써보고 올리는 거예요 Link to heading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보다 보면 자주 마주치는 장면이 있다. 좋아하는 크리에이터가 특정 제품을 자연스럽게 소개하는 장면. “요즘 이거 진짜 자주 쓰는데”, “내돈내산인데 너무 좋아서 올린다” 같은 말과 함께.

우리가 믿었던 그 후기, 진짜였을까?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불편한 진실

그 말을 믿게 되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광고보다 솔직해 보이고, 실제로 쓰는 사람처럼 느껴지니까. 실제로 전 세계 소비자의 60%가 인플루언서의 추천을 신뢰하고, 구매 결정의 절반 가까이가 그 영향을 받는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그런데 2025년 초, 영국 포츠머스 대학교 연구팀이 Psychology & Marketing에 발표한 논문은 이 신뢰의 이면을 정면으로 파고들었다. 제목은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의 어두운 면(The Dark Side of Social Media Influencers)”.

연구가 발견한 여섯 가지 문제 Link to heading

연구팀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부정적 영향을 크게 여섯 가지 범주로 정리했다.

1. 유해 제품 홍보 Link to heading

다이어트 약, 디톡스 티, 알코올 음료. 이 제품들의 공통점은 부작용이나 위험성이 있음에도 인플루언서들이 별다른 경고 없이 홍보한다는 점이다. 특히 청소년 팔로워가 많은 계정에서 이런 콘텐츠가 올라올 때, 그 영향은 단순한 광고 이상이 된다. 연구에 따르면 어린이들이 건강에 좋지 않은 식음료에 대한 인플루언서의 콘텐츠를 자주 볼수록, 2년 후 실제 소비 행동에 영향을 받았다.

2. 잘못된 정보 확산 Link to heading

인플루언서는 팔로워 눈에 ‘전문가’처럼 보인다. 그런데 실제로 전문 지식이 없는 경우도 많다. 건강, 정치, 과학 분야에서 근거 없는 주장이 수백만 명에게 퍼지는 건 이 때문이다. 백신 관련 허위 정보가 SNS를 통해 확산된 사례들이 대표적.

3. 비현실적인 미의 기준 Link to heading

필터, 보정, 연출. 인플루언서들이 올리는 이미지는 현실과 거리가 있다. 그리고 그걸 매일 보는 사람들, 특히 성장기 청소년들은 자신과 비교하게 된다. 연구팀은 이런 콘텐츠가 체형 불만족, 낮은 자존감, 나아가 건강에 해로운 식이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4. 비교 문화와 박탈감 Link to heading

“저 사람은 저렇게 사는데 나는?” 인플루언서가 보여주는 여행, 명품, 라이프스타일은 팔로워에게 선망의 대상이 된다. 문제는 이 선망이 종종 자기 삶에 대한 박탈감이나 불안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사회비교이론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끊임없이 상향 비교를 하도록 설계된 환경에 놓여 있는 셈이다.

5. 기만적 소비 유도 Link to heading

협찬을 받았으면서도 표시하지 않거나, 실제로 써보지도 않은 제품을 극찬하거나, 심지어 가짜 제품을 홍보하는 경우도 있다. 연구에서 인용된 한 분석에 따르면, 1억 건 이상의 트위터 포스트를 분석했더니 스폰서십을 공개하지 않은 비율이 무려 96%에 달했다. 극단적인 수치지만, 그 정도로 불투명하다는 뜻이다.

6. 프라이버시 침해 Link to heading

인플루언서들이 수집하고 공유하는 팔로워 데이터, 협찬 계약 과정에서의 정보 유출, 과도한 개인 정보 노출 등도 우려 대상으로 꼽혔다. 플랫폼과 광고주, 인플루언서 모두가 데이터를 다루는 방식에서 소비자 보호 장치가 여전히 부족하다.

한국은 어떨까? — 뒷광고 현실 Link to heading

사실 한국 소비자들에게 이 문제는 낯설지 않다. ‘뒷광고’라는 단어 하나가 이미 많은 것을 말해준다.

2020년 대형 유튜버들의 뒷광고 사태가 터지면서 국내에서도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이면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협찬을 받고도 “내돈내산"이라고 속인 사례들이 잇따라 폭로됐고, 소비자들의 분노는 상당했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는 관련 지침을 강화했다.

그런데 상황이 얼마나 나아졌을까. 공정위가 2025년 3월에 발표한 모니터링 결과를 보면, 2024년 한 해에만 SNS에서 뒷광고 의심 게시물이 22,000건 이상 발견됐다. 인스타그램이 가장 많았고, 네이버 블로그, 유튜브 순이었다. 특히 릴스·쇼츠·틱톡 같은 숏폼 콘텐츠에서 뒷광고 의심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2025년 9월에는 광고대행사 네오프가 인플루언서 237명을 동원해 무려 2,337건의 뒷광고를 주도한 혐의로 공정위 제재를 받았다. 이는 광고대행사가 뒷광고를 주도해 제재받은 첫 사례였다. 인플루언서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라는 점을 보여준다.

하지만 버릴 수 없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Link to heading

문제가 있다고 해서,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버릴 수는 없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규제와 윤리 기준이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게 문제다.

2027년까지 전 세계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은 4,800억 달러(약 660조 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이 거대한 시장에서 신뢰를 지키려면 단순히 ‘#광고’ 해시태그 하나를 붙이는 것 이상이 필요하다.

  1. 투명성: 어떤 경제적 관계가 있는지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작은 글씨나 ‘더보기’란에 숨기는 방식은 안 된다.

  2. 진정성 있는 콘텐츠: 실제로 써보지 않은 제품, 믿지도 않는 가치를 홍보하는 건 단기적으로 수익이 될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신뢰를 잃는다.

  3. 규제의 정비: 광고주와 인플루언서만이 아니라, 플랫폼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Link to heading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인플루언서의 추천을 볼 때 ‘#광고’, ‘#협찬’ 같은 표시가 있는지, 인플루언서가 스폰서십이나 광고 제안 여부를 명확히 언급하는지 확인해보는게 필요하다.

그리고 마케터나 브랜드 담당자라면, 단기적인 도달률보다 장기적인 신뢰를 고민해야한다. 소비자들은 생각보다 빠르게 배운다. 한번 기만당했다고 느끼면 돌아오지 않는다.

“믿을 수 있는 추천"이 가장 강력한 마케팅이라는 건 변하지 않는다. 문제는 그 신뢰를 얼마나 정직하게 쌓느냐다.

결국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사람 사이의 신뢰를 빌려 작동한다. 그 신뢰를 소비하는 방식에 문제가 많다면, 언젠가는 신뢰 자체가 바닥나지 않을까. 그게 이 연구가 던지는 진짜 경고일지도 모른다.

논문 원문 Ekinci, Y., Dam, S., & Buckle, G. E. (2025). The Dark Side of Social Media Influencers: A Research Agenda for Analysing Deceptive Practices and Regulatory Challenges. Psychology & Marketing, 42, 1201–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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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우주 threads X(twi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