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가 만든 콘텐츠들이 넘쳐난다. 블로그의 글도, 소셜미디어 포스트도 예전보다 훨씬 많아졌고, 훨씬 빨리 생산된다. AI가 콘텐츠 생산의 장벽을 낮춘 결과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읽을 만한건 찾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진짜 목소리가 희소해지면 마케팅은 어떻게 바뀔까
“AI 슬롭”: 평균이 넘쳐날 때 생기는 일 Link to heading
2025년, 메리엄-웹스터 사전은 올해의 단어로 “슬롭(slop)“을 선정했다.
슬롭(Slop): 인공지능을 통해 대량으로 생산되는 저품질 디지털 콘텐츠.
사전이 한 해를 대표하는 단어로 AI 생성 쓰레기 콘텐츠를 선택한 것이다.
숫자도 이를 뒷받침한다. “AI 슬롭"이라는 단어의 언급량은 2024년 46만 건에서 2025년 240만 건으로 약 9배 증가했으며, 2025년 10월에는 부정적 감정이 54%로 정점을 찍었다. 참고자료
사람들은 점점 피곤해진다. 완벽하게 다듬어진 문장, 항상 세 가지 예시를 드는 구조, 어딘가 비슷한 말투. AI가 만든 콘텐츠를 딱 꼬집어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사람들은 이미 그것을 알아보기 시작한 것 같다.
피드가 포화 상태가 되고 청중이 기계적인 메시지에 면역이 생기면서, 아무리 많은 AI 생성 포스트를 올려도 브랜드 목소리가 평범하다면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많은 마케터들도 체감하기 시작했다.
신뢰가 위협받는 시대 Link to heading
AI가 만들어낸 콘텐츠가 피드를 가득 채우면서 소비자 신뢰는 시험대에 올랐다. TrendWatching에 따르면 온라인 콘텐츠의 진위를 의심한다는 소비자가 59.9%에 달했고, 38%는 2024년 한 해 동안 가짜 제품 리뷰를 접했다고 답했다.
소비자에게 동일한 광고 이미지를 보여주면서 한 그룹에게는 “사람이 만든 것"이라고, 다른 그룹에게는 “AI가 만든 것"이라고 알렸을 때, AI 생성이라고 들은 그룹은 같은 이미지를 덜 자연스럽고 덜 유용하다고 평가했다. 광고에 대한 태도가 더 부정적으로 바뀌었고, 제품을 알아보거나 구매하려는 의향도 낮아졌다.
콘텐츠 자체가 바뀐 게 아닌데, 누가 만들었는지에 따라 평가가 바뀐 것이다.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의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AI가 뉴스를 더 저렴하고 더 빠르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동시에 덜 투명하고 덜 신뢰할 수 있다고 느꼈다. 사람들은 AI 콘텐츠가 독자보다 발행자에게 이익이 된다고 봤다.
희소성의 역설 Link to heading
경제학에서 희소성 원리는 간단하다. 어떤 것이 풍부해지면 그 가치는 낮아지고, 희소해지면 가치는 올라간다는 것. AI가 콘텐츠 생산 비용을 0에 가깝게 낮춘 지금, 역설적으로 희소해진 것이 있다. 바로 사람의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다.
누군가 직접 써본 제품 후기, 실패를 인정하는 솔직한 글, 특정 문제를 몸으로 겪은 사람이 쓴 조언, 이런 것들을 AI가 흉내를 낼 수는 있어도, 대체할 수는 없다. 경험 자체는 생성되지 않는다.
AI 생성 콘텐츠가 시장에 범람할수록, 진정성 있는 인간의 창의성은 오히려 더 가치 있어진다. 모두가 즉시 ‘충분히 좋은’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을 때, 진짜 인간의 솜씨와 진정성 있는 표현에 투자하는 브랜드와 크리에이터가 돋보이게 된다. 진정성 프리미엄은 AI 효율성만으로는 넘을 수 없는 해자를 만들어낸다.
다크 소셜: 이미 일어나고 있는 변화 Link to heading
카카오톡 단톡방, 슬랙 채널, 인스타그램 DM, 개인 이메일. 이런 <다크 소셜(dark social)>의 콘텐츠들은 공개 피드가 아니라 닫힌 대화 속에서 생겨나기 때문에 일반 분석 도구로는 추적이 거의 불가능하다.
2024년 한 연구에 따르면 왓츠앱, 슬랙, 디스코드 같은 개인 메시징 앱에서 발생하는 클릭의 100%, 페이스북 메신저에서도 75%가 다크 소셜로 분류된다. 구글 애널리틱스에는 ‘직접 트래픽’으로 집계될 뿐, 출처를 알 수 없다. 그런데 이런 폐쇄형 커뮤니티에서 더 많은 브랜드의 추천과 구전 활동이 일어난다.
다크 소셜에서 콘텐츠가 이동하는 기준은 명확하다. 누가 만들었느냐가 아니라, 누가 보냈느냐. AI가 쓴 글도, 사람이 쓴 글도 결국 신뢰하는 사람이 보내줬을 때 읽히고, 그 사람의 목소리와 함께 해석된다.
진짜 추천이 더 무거워지는 이유 Link to heading
디지털 환경의 신뢰도가 낮아질수록 구전 마케팅의 가치는 더 높아진다. 어떤 인플루언서 리뷰가 진짜인지 AI가 생성한 것인지 알 수 없을 때,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추천은 이웃이나 동료, 친구에게서 나온다.
닐슨의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소비자의 92%는 친구나 가족의 추천을 다른 어떤 광고 형태보다 더 신뢰한다고 응답했다. 추천을 통해 유입된 고객의 리텐션은 다른 방식으로 획득한 고객보다 37% 높다. 관련 글
이 수치 자체는 새롭지 않다. 사람들이 늘 지인 추천을 가장 신뢰한다는 건 오래된 사실이니. 달라진 건 맥락이다. 콘텐츠가 넘쳐나고 신뢰가 희박해진 환경에서, 사람의 진짜 추천이 차지하는 상대적 비중이 커졌다. 나머지가 평균화될수록, 진심은 더 선명하게 눈에 띈다.
그래서 레퍼럴의 의미가 바뀐다. 단순히 “새 고객을 데려오는 채널"이 아니라, AI가 만들어낼 수 없는 신호 즉 “이 사람이 자기 신뢰를 걸고 추천한다"는 신호를 전달하게 된다.
마케팅이 해야 하는 일 Link to heading
콘텐츠 범람 이후 마케팅은 두 방향으로 갈린다.
하나는 AI로 더 많이, 더 빠르게, 더 싸게 만드는 방향이다. 효율의 논리는 명확하다. 그런데 이 경로에는 함정이 있다. 소비자의 52%는 AI가 만든 것 같다는 의심이 들면 콘텐츠 참여를 줄인다고 응답했다. 반면 마케터의 77%와 크리에이터의 78%는 AI가 감정적으로 공명하는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만든다고 믿는데, 소비자 중 그렇게 생각하는 비율은 33%에 불과하다. 44%의 인식 격차가 있다. 참고자료
다른 방향은 사람의 경험과 목소리를 중심에 놓는 것이다. AI를 쓰더라도, 그것이 사람의 생각과 경험을 증폭하는 도구로 쓰이는 것과 사람을 대체하는 것으로 쓰이는 건 다르다. 전자는 진정성 프리미엄을 지키고, 후자는 그것을 갉아먹는다.
그리고 지금 시점에서 가장 확실하게 진정성을 전달하는 채널은 여전히 사람이다. 특정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이 보상이 있든 없든 자신의 네트워크에 그것을 이야기하는 것, 그것은 AI가 만들어낼 수 없다.
콘텐츠가 많아질수록 신뢰할 수 있는 목소리는 줄어든다. 그 목소리를 가진 사람들이 더 쉽게, 더 자주 말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지금 마케팅이 해야 하는 일은 거기에 있다.
소문은 고객들의 추천을 통한 성장을 이끄는 리퍼럴 마케팅 솔루션입니다.
글 우주 threads X(twi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