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대행사에서 프로모션을 기획하고 제안하던 시절이 있다.
미팅이 끝난 후 운전해서 사무실로 복귀할때, “좋은 광고는 누가 만드는지 알아?“라고 조수석에 앉아있던 동료가 불쑥 질문했다. 벌써 오래전 이야기지만, 당시의 대화가 너무 선명해서 삼청동에서 가회동쪽으로 빠지는 커브길이었던 것도 기억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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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광고는 좋은 광고주가 만든다

좋은 광고. 좋은 제품. 좋은 서비스는 ‘올바른 의사결정’이 만든다. Link to heading

광고뿐만이 아니다. 좋은 서비스나 제품들도 올바른 의사결정이 중요하긴 마찬가지.

조직 내에 좋은 제안이나 의견이 있더라도, 그것이 적절한 때에 세상에 나오려면 의사 결정자의 결정이 있어야한다. 만약 그런 제안 자체가 없다면 만들어지도록 판을 만드는 것도 의사결정자의 역할이다. 조직 내부에서 찾든, 외부 대행사를 찾든.

대부분의 조직은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의사 결정의 권한을 갖는다. 이런 지위에 있는 사람들은 실무적인 것과 떨어져있어도 크고 작은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고, 그에 따라 한순간에 잃게 될 것도 많으니 많은 돈을 받는다. 그만큼 중요한 자리다.

의사 결정의 권한을 가진 사람들은 올바른 ‘결정’을 하기 위해 대내외적 상황을 고려해야하고, 날카로운 현실 인식 능력도 필요하고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설득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일없이 노는 것처럼 보여도(?) 늘 그렇게 중요한 결정을 하기 위해 ‘대기’상태를 유지한다.

카카오톡 업데이트로 세상이 시끄럽다. Link to heading

원래 앱이나 웹서비스의 업데이트는 고객들의 동의를 거치지 않고 그들의 뜻대로 하는거라지만, 카카오톡의 업데이트를 두고 사람들의 말이 많다.

이번 카톡 업데이트 사태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아마 현실이나 이용자와는 동떨어진, 자신의 권한이 능력이라고 착각하는 누군가의 밀어붙이는 의사결정이 발단일거다. (프로덕트를 직접 만들어본 경험은 없고 대기업이나 컨설팅 회사를 옮겨다녔을 것이다.)

카카오톡에서 ‘친구’의 의미 Link to heading

물론 나 역시, 궁금하지 않은! 카톡 목록의 사람들이 올린 사진들을 보는게 달갑지 않다.

수퍼앱이 되겠다는 의지도, 욕심도 이해는 되지만 이렇게 유튜브, 인스타그램 짬뽕으로 최소한의 고객 반응 살피기도 없이(설마 한건가..) 강제 업데이트를 해버리니 너무 당황스럽다.

오픈채팅에 들어가려면 무조건 숏츠 영상이 나오는 탭을 눌러야하고 이젠 누군지 기억도 안나는 ‘친구’목록의 이전 거래처 사람들이 올린 이미지들이 쏟아진다.

카카오톡을 쓰는 이유 Link to heading

카카오톡을 쓰는 사람들은 이 서비스가 좋아서 선택해서 쓰는거라기보단, ‘나 빼고 다 쓰기때문에’ 어쩔수없이 쓴다.

카카오톡은 메시지를 주고 받아야 한다는 가장 중요한 기능때문에 쓰고, 인스타그램이나 유투브에 기대하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데 오직 ‘대한민국’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가졌다는 현실이자 한계를 우습게 아는것 같다.

어차피 카카오톡으로 광고 메시지들만 오고 거의 들여다보지 않으니 신경끄고 살면 될 일이지만 시끄러운 말들이 오고가길래, 예전 동료와의 대화도 생각나는겸 몇자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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